[소통의 월요시편지_235호]
설해목 /정호승
천년 바람 사이로
고요히
폭설이 내릴 때
내가 폭설을 너무 힘껏 껴안아
내 팔이 뚝뚝 부러졌을 뿐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울 뿐
아직
단 한번도 폭설에게
상처받은 적 없다
- 『밥값』(창비, 2010)
*
지난 주에도 대관령은 때때로 함박눈이 함박함박 내리었습니다. 방죽처럼 서 있던 겨울나무들 드문드문 잔가지가 눈에 부러지기도 했구요. 자신이 쳐놓은 허방 속에서 여전히 사람들은 밥값을 할려고 아둥바둥 거렸으며 자기가 만든 방책 속에서 여전히 사람들은 사랑과 미움 속에서 상처를 내고 보듬고 하면서 한 주가 지나갔지요.
오늘 아침 소개할 시는 정호승 시인의 시, 「설해목」입니다. 제가 요즘 늑골골절을 당해 설해목(雪害木)처럼 몸고생을 좀 하고 있어서...^^
시인은 설해목을 보면서 이리 고백합니다. "내가 폭설을 너무 힘껏 껴안아/ 내 팔이 뚝뚝 부러졌을 뿐"이라고.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울 뿐"이라고. "아직/ 단 한번도 폭설에게/ 상처받은 적 없다"고.
역설이지요. 그런데 사랑이 그런 것이겠다 싶습니다. 사랑으로 내 몸이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운 것, 그런 것이 사랑이겠다. 어쩌면 우린 사랑에게(으로) 상처받은 적은 없는 것이겠다. 역설 중에서도 사랑만한 역설이 어디 있겠나 싶은 그런...
누군가를 정말로 애틋하게 사랑하고 있다면, 그래요 당신이 바로 설해목이겠습니다.
**
이번 봄은 새색시처럼 부끄럼을 몹시 타네요.
좀처럼 그 연록빛 속살을 보여주지 않으니 말입니다.
봄볕을 기다리면서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2011. 3. 28.
강원도개발공사 대외협력팀장 박제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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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339.3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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