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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머리끄락/ 마경덕

작성자이솝|작성시간13.05.06|조회수272 목록 댓글 0

머리끄락

 

                           마경덕

 

 

 

 

  그렁께 니 아부지, 아부지가…   아녀, 그만 들어가   딸깍

  전화는 끊겼다. 또 꿈에 아버지를 보신 게지, 나는 잠깐 혼자 남겨진 엄마를 생각했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설거지를 마쳤다.

  그렁께 그 머시냐, 머리끄락이,   머리카락이 뭐어?   거시기 말이여   딸깍

  사흘 후에 온 전화도 싱거웠다. 나는 새우깡 한 봉지를 아작내며 읽던 책을 마저 읽었다.

  ………   엄마, 울어?    금메 밥 묵는디, 밥을 묵는디…

  천리 밖에서 울음이 건너왔다. 늦은 저녁을 먹는데 흰 머리카락이 밥에서 나왔단다. 울음이 목에 걸려 밥을 삼킬 수가 없단다. 지난번은 장롱 밑, 지지난 번엔 서랍에서 아버지를 보았단다. 아무 데나 머리끄락 흘린다고 타박을 줬는디… 니 아부지 세상 버린 지 석 달인데 아직도 구석구석 살아있당께. 우리 엄마 우신다. 다 늙은 여자가 아이처럼 운다. 

 

 

                                                                               -계간 <시와정신> 200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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