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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비밀 궁전/강유환

작성자하선암|작성시간13.05.06|조회수218 목록 댓글 2

 

비밀 궁전

           강유환

 

 

자귀꽃 핀 비닐하우스촌 옆을 지난다

저물녘 햇빛에 반사되어 환한 비닐 지붕이

물비늘 파들거리는 서녘 바다 같다

이파리 가득 난바다의 파랑을 가늠하는

미루나무 몇 그루가 등대처럼 서 있다

 

저 잔잔한 비닐 동네로 미끄러지듯 들어서면

시름도 꽃으로 피고 아픔도 모자람도 없는

수국의 어떤 나락 숨어 있어야할 것 같다

뒷날 도래할 영웅이 봐둔 미답의 천도지에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비장의 구중궁궐도 있어

도시 끝 저 아득한 궁전에 입궁하는 이들은

누항을 버리고 난세를 피한 비밀 백성일 것

 

비닐 궁전 앞 자귀꽃불 깜박깜박 켜놓고

한길 너머까지 궁궐 문 활짝 열어두어도

서둘러 궐 밖으로 비껴가버리는 침침한 눈들

밤이 깊으면 저 나라의 백성은 흔적도 없이

거룻배 한 척에 아름다운 수궁을 싣고 둥둥

혹세의 무리를 떠나 서천바다로 깜박 넘어갈 것이다

 

*시집 『꽃, 흰빛 입들』 출간을 감축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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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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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솝 | 작성시간 13.05.08 자귀꽃 깜박깜박 빛나는 비밀 궁전에 입궁하는 날 누항을 버리고 난세를 피하여 비밀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ㅎㅎ
  • 답댓글 작성자하선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08 이솝님^*^
    시가 좀 몽환적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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