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사랑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성미정]

작성자JOOFE|작성시간14.08.01|조회수260 목록 댓글 3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 칠십 먹은 노부부, 늘 식빵의 껍질을 벗겨 할머니에게 주던 할아버지,

어느날 할머니가 빵 껍질을 냅다 던지며 화를 낸다.

내가 평생을 빵 껍질을 먹었지만 이제 나도 속을 먹고 싶어!

처음부터 속을 먹고 싶었는데 할아버지가 너무 속을 좋아해서

벗겨낸 빵 껍질만을 먹었던 할머니,

사랑은 말해주지 않으면 그런 줄만 아는 것,

 

아마도 치아가 튼튼했더라면 계속 빵 껍질을 먹었을 테지만

이제 치아가 성치 않아 사랑도 성치 않아진 게다.

사랑은 자세히 말해주지 않으면 오해하는 것, 이해가 안 되는 것,

살아보고 느끼고 깨닫고 싸우다 싸우다 안 되면 포기하고 양보하고

그러고서야 얻어지는 것, 그게 사랑인 것,

 

 

** 입사 삼년차인 직원이 주례를 부탁했다.

야, 내 나이에 무슨 주례냐?

 - 주례할 나이입니다.

거절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틈틈이 떠오르는 주례사는 일종의 파란글 같은 것,

일반 주례자들의 진부한 주례사는 아니다 싶어 파란글을 쭉쭉 늘려서 주례사로 쓸까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주례사인데 첫마음처럼 써야 되지 않을까.

머리에 쥐가 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하선암 | 작성시간 14.08.03 ㅎㅎ
    사랑처럼 여러 번짐을 갖는 것도 드물 것!
    그래서 정의가 아닌 되는 것!

    휴가 기간 쉬고, 비 오고 그러네요. 비 와서 조횽하네요. 히히
  • 작성자하선암 | 작성시간 14.08.03 ㅎㅎ
    사랑처럼 여러 번짐을 갖는 것도 드물 것!
    그래서 정의가 아닌 되는 것!

    휴가 기간 쉬고, 비 오고 그러네요. 비 와서 조횽하네요. 히히
  • 답댓글 작성자JOOF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5 숨은 글 찾기는 아니겠죠.ㅎㅎ
    오늘쯤 하선암으로 내려가셨겠군요.
    푹 쉬시고 좋은 시재료도 바리바리 싸오세요.
    좀 선선해지면 시낭송 한번 해야죠.^^*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