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
오태환
내가 눈으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희미한 노을 몇 잎뿐이었고
내가 귀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궂은 빗소리 몇 마디뿐이었고
내가 입으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쓴 소주 몇 잔뿐이었고
내가 손으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부질없는 시詩 몇 줄 뿐이었고
세상이 한번 나를 탕진하니 이렇듯 되고 말았다
-오태환 시집 『복사꽃, 천지간의 우수리』 (時로 여는 세상,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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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환
내가 눈으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희미한 노을 몇 잎뿐이었고
내가 귀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궂은 빗소리 몇 마디뿐이었고
내가 입으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쓴 소주 몇 잔뿐이었고
내가 손으로 세상을 탕진한 것은 부질없는 시詩 몇 줄 뿐이었고
세상이 한번 나를 탕진하니 이렇듯 되고 말았다
-오태환 시집 『복사꽃, 천지간의 우수리』 (時로 여는 세상,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