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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춘천이니까, 시월이니까 /박제영

작성자박제영|작성시간16.03.07|조회수206 목록 댓글 2

[소통의 월요시편지_489호]

 


춘천이니까, 시월이니까


박제영



이 밤이 지나면 해는 짧아지고 어둠은 깊어지겠지
기차는 떠나고 청춘의 간이역도 문을 닫겠지


춘천이 아니면 언제 사랑할 수 있을까
시월이 아니면 언제 이별할 수 있을까


지상의 모든 악기들을 불러내는 거야
사람도 짐승도 벌레도 다 불러내는 거야


이곳은 춘천, 원시의 호숫가
발가벗은 가수가 노래하고, 가수가 아니어도 노래하지


지금은 시월의 마지막 밤, 야생의 시간
발가벗은 무희가 춤을 추고, 무희가 아니어도 춤을 추지


불을 피우고 피를 덥혀야 해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헤어져야 해


아침이 오면 안개가 몰려 올 테니
마침내 시월을 덮고 춘천을 덮을 것이니


사랑해야 해 우리, 춘천이니까
이별해야 해 우리, 시월이니까 


 

 

*

어제 올해 첫 춘천 아트마켓이 열렸습니다. 지난 해 가을, 문인, 화가, 뮤지션 등 춘천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제는 뱃길이 끊긴 옛 중도뱃터에 모여 작은 장을 열었더랬습니다. 춘천 아트마켓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장터가 당연히 호구지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장터를 찾아온 사람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예술을 향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작은 장이 만들어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장터가 선 것이지요.


겨울에 잠시 닫혔던 춘천아트마켓이 봄을 맞아 다시 열린 것인데요... 아직 쌀쌀한 날씨라 많은 사람들이 모이진 않았지만, 다시 선 난장으로 춘천이, 춘천의 중도뱃터가 시끌벅적했던 것인데요... 장터 한 구석에 좌판을 깔고 바라보는 시장의 풍경은 어쩌면 별천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춘천은 사계절 언제 봐도 좋지만, 매달 첫 째주 일요일에 춘천에 오신다면, 춘천아트마켓을 꼭 들러보시라 권해봅니다. 춘천을 보다 더 만끽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제 좌판에 들러 소품이라도 하나 사주시면 더 좋겠지요.^^


아, 오늘 띄우는 시는 언젠가 춘천아트마켓에서 녹우 김성호 형이 노래로 들려줄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정말로 꼭 춘천 오셔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2016. 3. 7

춘천에서 박제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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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JOOFE | 작성시간 16.03.07 춘천에 가야할 이유가 생겼군요.
    봄춘자, 춘천이니 봄에 가야 딱이겠지요.^^*
  • 작성자솔트 정연하 | 작성시간 16.03.07 몽환적 도시군요 춘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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