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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먼지를 위한 발라드 / 조원규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6.03.12|조회수190 목록 댓글 1

 

 

먼지를 닦으려고 허리를 굽힌다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는

먼지들이 빛 속에 떠다닌다, 창틀을 넘어와 '여긴 이런 방이군'

속삭임을 주고받는가 하면 고요히 떠오르고 가라앉고 또

빛을 벗어나면 슬며시 사라지는데 대체 얼마나 늙어 지혜로운지

추락할 때조차 침착하게 소리도 없이 내리는 법을 알고 있다

 

먼지를 닦으려고 사물들에 얼굴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먼지를 닦으려고 사물들에서 얼굴을 멀찍이 떼기도 했다

손으로 휙 쓸어보면 화들짝 놀라는 척, 깔깔 웃어젖히는 먼지,

먼지와 더불어 한 생을 다 산 기분이다, 이게 뭔지, 한숨 쉬면

먼지야, 하고 대답하는 먼지, 내 눈에, 내 목소리에, 마음에도

먼지, 사람들은 나를 보면 먼지가 있네, 라고

아이는, 먼지가 없으면 왜 더 캄캄하다지요? 묻기도

하지만 난 그저 먼지를 닦으려고, 닦고 나면 좀 나아질까 해서

 

 

[밤의 바다를 건너], 문학동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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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시우(時雨) | 작성시간 16.03.12 우주도 우리도 먼지에서 와서 먼지로 돌아가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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