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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 [나희덕]

작성자JOOFE|작성시간18.01.30|조회수178 목록 댓글 0

늑대들 [나희덕]

 

  

 

 

늑대들이 왔다

 

피냄새를 맡고

눈 위에 꽂힌 얼음칼*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얼음을 핥을수록 진동하는 피비린내

눈 위에 흩어지는 핏방울들

 

늑대의 혀는 맹렬하게 칼날을 핥는다

자신의 피인 줄도 모르고

감각을 잃은 혀는 더 맹목적으로 칼날을 핥는다

치명적인 죽음에 이를 때까지

 

먹는 것은 먹히는 것이라는 것도 모르고

 

저녁이 왔고

피에 굶주린 늑대들은 제 피를 바쳐 허기를 채웠다

 

늑대들은 더 이상 울지 않는다

 

 


———

* 에스키모의 늑대 사냥법으로, 날카로운 칼에 동물 피를 발라 얼려서 세워둔다.



                                                — 문학과 사회, 2016년 봄호







* 미래의 세대에게 짐을 지우려고 빚을 계속 진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 아니니 선심을 쓰기 때문이다.

미래의 세대들은 최저임금이 오르길 바랐고 드디어 올랐지만

한시간 알바해서 육처넌짜리 햄버거를 먹다가

알바비가 올랐으니 좀 비싼 칠처넌짜릴 먹자 했더니

육처넌짜리가 칠처넌이 되어 결국 한시간  일하고 딱 그 햄버거만 먹어야 했다.

공평은 없고 알바자리마저 사라졌다.

이게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제발 누군가 이 얼음칼을 치워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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