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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옥도정기 찾기 / 김행숙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8.03.01|조회수151 목록 댓글 2

 

 

이 상처에는 서사적 고통이 있는 것 같고,

어느 날의 기억력은 술집에서 얼결에 동석하게 된 낯선 사람과 기울이는 술잔 같고,

인생에 홀연히 나타난 한 시간 동안의 친구 같고,

우리가 새빨간 거짓말과 사실을 도무지 분별할 수 없는 사이라면 간신히 진실을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빨간약을 구해줘, 이 말은 암호 같고, 우스갯소리 같고,

어디선가 어두운 목소리와 밝은 목소리가 유혹한다면  너는 어두운 목소리에 끌릴 것 같고,

그래서 말을 하다가 너는 어느덧 그림자와 자리를 바꿀 것 같고,

벽의 그림자들은 비슷비슷해서 내 것과 네 것이 바뀐 것 같고,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그림자들과 싸우는 법이지, 끌끌끌, 너는 혀를 끌고 새벽에 나가는 사람 같고,

너의 혀가 길다면 조금 더 핥아줄 것 같고,

 

 

 

[에코의 초상], 문학과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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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JOOFE | 작성시간 18.03.02 옥도정기, 이명래 고약, 정로환 등등의 약이름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
    영어로 된 약이 천지이므로 모를 수 밖에 없겠지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옥도정기! ^^*
  • 작성자플로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3.03 지도 활명수, 원기소가 생각이 나네요. 기어다닐 적 활명수를 다 마시고 병원에 간적이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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