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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는 돌고 있다 / 이금주

작성자김명서|작성시간18.10.08|조회수169 목록 댓글 1

나는 돌고 있다

   이금주



  버스를 탔지

  초행길이지만 지나치는 정류장의 명칭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

  풍광이 잘 보이는 창 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살얼음 낀 언덕을 오를 땐 발바닥에 힘을 주고 같이

낑낑거리기도 하고

  캄캄한 굴속을 지날 때면 눈을 더 크게 뜨고

  급커브 돌 때는

  같이 몸 기울이며 균형을 잡았지


  앞차의 꽁지도 보이지 않는 산길로 접어들고

  구멍 난 상처 꾸덕구덕 말려주는 바람 좋은 강을 끼

고 달리다가

  허상에 걸린 쌍무지개 따라가고


  속이 울렁거려 헛구역질하다 혀가 꼬여도

  종착역만 생각했지

  어깻죽지가 아파오고 삭신이 쑤시기 시작했을 때

  차창에 비친 나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까무라치는 줄 알았지

  내 얼굴에 길을 내고

  쳇바퀴 돌듯 그 길을 돌고 있었던 거지


  나는 순환 버스를 탔던 거야

  끝 번호 두 자리 숫자가 같아

  잘못 알고 발을 올려놓은 순간부터 

  나는 돌기 시작한 거지

  처음부터 내가 내릴 역은 없었던 거지

  버스의 기사는 당신도 그대도 아닌 바로 나

  나였었지



2003: <미네르바>등단

시집:혹시! 거기 있나요』『나는 돌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란국문인협회 모국어가꾸기 위원

한국문학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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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맹문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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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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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래투 | 작성시간 18.10.09 다래가 무식해서 그런지 전 이런 詩가 좋아유.그냥 느낄 수 있는 ...
    건강하세요.
    다래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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