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여자
오탁번
부엌 바람벽에 걸린
국자나 채반이나
부뚜막에 놓은
종지나 보시가 같은
재 냄새도 좀 나는
그런 여자가 좋다
부싯돌을 치면
제 몸을 태우는
부싯깃 같은 여자
그런 여자가
좋다.
‘그런 여자’는 없다는 게, 작금의 내 생각이지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1연의 이미지가 좋은데, 부싯돌은 좀 너무 선사적이니까, 쪼까 멀다.
시인의 말이 시집과 시를 말해주고 있다.
-오탁번 새 시집 『알요강』이 나온대.
-아직 안 죽었나?
-죽긴, 요즘도 매일 소주 한 병 깐대.
-정말?
몽고반점 하나 달고 이 풍진 세상에
나는 또 태어난다.
찰싹, 볼기를 때리는 할머니의 손이 맵다.
2019년 봄. 오탁번.
내가 주방에서 일해서인지, 이 시가 감긴다. 꼭 그래서는 아니고, 그냥, 아니 이냥 이 시가 좋다.
그런 여자, 있으면 소주 한 병 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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