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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줄포 * / 신경림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0.01.11|조회수149 목록 댓글 0



―농사꾼 대서쟁이 김장순씨에게




뻘밭에 갈매기만 끼룩대는 폐항

길다란 장터 끝머리에 있는 이층 대서방은

종일 불기가 없어도 훈훈하다

사람들은 돈 대신

막걸리 한 주전자씩을 들고 와

진정서와 고발장을 써 받고

대서사는 묵은 잡지 뒤숭숭한 시렁에서

마른 북어를 안주로 꺼내놓고 한마디한다

사람은 착하게 사는 게 제일이랑께

그저 착하게 사는 게 제일이랑께

그래서 줄포 폐항의 기다란 장터

술집에서 사람들은 나그네더라도 말한다

사람은 착한 게 제일이랑께

그저 착하게 사는 게 제일이랑께



* 줄포는 한때는 전북에서 군산항 다음가는 큰 상항이었으나 30년대부터 토사가

  밀려들어 바다가 메워지면서 이제는 항구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길], 창비,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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