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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새벽 1시 / 허연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0.07.03|조회수1,655 목록 댓글 0



바람이 부는 게

왜 나에게 아픔이 되었는지


아픔은 왜 다시 바람이 되었는지

당연한 이야기를 되묻는 시간

누군가는 영양 한 마리를 쫓고

누군가는 골 세리머니를 하고

누군가는 마약성 진통제를 맞는 시간


소문이 날개를 달고 누군가의 생을 저미는 시간

죽 한 그릇이 누군가를 살리고

사랑이 빵처럼 구워지는 시간


바람이 왜 불지

기억하지 않는 게 좋아

창문은 꼭 잠그고 가능하면 불도 끄는 게 좋아


어떤 대륙은 폭우에 씻겨 나가고

어떤 세월은 날 죽이려고 흘러가고

또 어떤 하느님은 돌아오지 않는 시간


한쪽 다리 없이 뛰어다녔던 청년이 별을 보는 시간

여기저기서 죄를 사하고

한 공기의 늦은 밥을 푸는 시간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당신은 모르지

내일에도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


바람이 분다

새벽 1시의 바람이 분다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문학과지성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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