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게
왜 나에게 아픔이 되었는지
아픔은 왜 다시 바람이 되었는지
당연한 이야기를 되묻는 시간
누군가는 영양 한 마리를 쫓고
누군가는 골 세리머니를 하고
누군가는 마약성 진통제를 맞는 시간
소문이 날개를 달고 누군가의 생을 저미는 시간
죽 한 그릇이 누군가를 살리고
사랑이 빵처럼 구워지는 시간
바람이 왜 불지
기억하지 않는 게 좋아
창문은 꼭 잠그고 가능하면 불도 끄는 게 좋아
어떤 대륙은 폭우에 씻겨 나가고
어떤 세월은 날 죽이려고 흘러가고
또 어떤 하느님은 돌아오지 않는 시간
한쪽 다리 없이 뛰어다녔던 청년이 별을 보는 시간
여기저기서 죄를 사하고
한 공기의 늦은 밥을 푸는 시간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당신은 모르지
내일에도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
바람이 분다
새벽 1시의 바람이 분다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문학과지성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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