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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 [양승림]

작성자joofe|작성시간20.07.11|조회수137 목록 댓글 0

지금은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 [양승림]





옛날엔 집에서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시루 바닥에 검은 재를 깔고

아침저녁으로 따박따박 물도 주고


그러나 우리 집 콩나물은 항상

대가리가 퍼랬다


 나는 늘 시루 안이 궁금했고, 수시로 검은 보자기를 들추고

그 안을 들여다 보았다


대가리가 퍼래진 콩나물은 모두 버려야 한다

비려서 못 먹는다


지금은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


시루 안이 아무리 궁금해도

노오란 콩나물 대가리처럼

공손히 두 손 모으고,

조용히 어둠을 견뎌야 할 때


               - 계간 시와세계, 2020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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