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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당신, 이라는 말 / 이용임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0.07.11|조회수155 목록 댓글 0



발을 담그면


일렁입니다 물들고

휘어집니다 발톱부터

사라지지요 구름의

커다란 입 속으로


기둥 없는 집에 깃든 잠

무너진 뼈에 스민 병

국경을 잊은 나라들이


매듭 없는 숲의 세계를 이룹니다

당신, 이라는 거대한 말

속으로 머리를 푼

여자들이 달려갑니다

바람이

옛 문자로 기록된 비명을 가득

채웁니다 당신, 이라는 말


로 입을 적시면

입술을 돌로 짓이겨 노래를 잊었다는

먼 이야기 속의 군락처럼


메아리가 문신을 새겼다는

돌 속의 밤처럼


먼 하늘에 펼쳐놓은

나비의 혈관처럼


아득하지요 당신,

어둑하지요 당신,

가득하지요 당신,

이라는 말 당신, 이라는 말


에 귀 기울이면



[시는 휴일도 없이],걷는사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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