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발을 담그면
일렁입니다 물들고
휘어집니다 발톱부터
사라지지요 구름의
커다란 입 속으로
기둥 없는 집에 깃든 잠
무너진 뼈에 스민 병
국경을 잊은 나라들이
매듭 없는 숲의 세계를 이룹니다
당신, 이라는 거대한 말
속으로 머리를 푼
여자들이 달려갑니다
바람이
옛 문자로 기록된 비명을 가득
채웁니다 당신, 이라는 말
로 입을 적시면
입술을 돌로 짓이겨 노래를 잊었다는
먼 이야기 속의 군락처럼
메아리가 문신을 새겼다는
돌 속의 밤처럼
먼 하늘에 펼쳐놓은
나비의 혈관처럼
아득하지요 당신,
어둑하지요 당신,
가득하지요 당신,
이라는 말 당신, 이라는 말
에 귀 기울이면
[시는 휴일도 없이],걷는사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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