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밖에 파발은
뒤축을 물고 있다
별의 귀를 틀어막고
바람의 편자를 달군
문장은 이미 무겁고 굳다
밤은 무탈한가
창과 살이 하늘을 긋는데
벽에는 갑주 걸 곳이 없다
지금 나의 이름은
변란 중에 목숨보다
길고 중하다
구름의 간자들이 날아올라
소나무 사이에 어른거린다
푸른 이리는 피를 토하고
여우는 귀를 얼음에 댄 채 식는다
하늘도 정이 있다면
하늘 역시 늙었을 것이다
모래 먼지가 수염을 당긴다
평지를 떠난 총탄이
무연히 달려온다
* 하늘도 정이 있다면 하늘 역시 늙었을 것이다 : 이하,「금동선인사한가(金銅仙人辭漢歌)」에서
[이름 이후의 사람],파란,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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