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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오후 서너시의 산책길에서 / 박형준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0.07.12|조회수215 목록 댓글 0


꽃은 무릎 같다

꽃 앞에 서면 마음이 어려진다

그리하여 나는 나른하기만 한

내 앞을 지나가는 다정한 노부부의

무릎 나온 바지를 찬양하게 된다


땅에서 올라오는 직선은

허공에서 구부려지기 위해

발에 힘을 주고 있다

허공이 무릎을 구부리면

비로소 꽃이 되는가


꽃 앞에서

시간은 주름이 된다

사람도 나비도 벌도

주름을 따라 추억을 한없이 주둥이로 빨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꽃 앞에서 시간을 다림질하여 편 이는 없다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창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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