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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바깥 / 김소연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2.05.23|조회수226 목록 댓글 0

 

얼굴은 어째서 사람의 바깥이 되어버렸을까

 

창문에 낀 성에 같은 표정을 짓고

당신은 당신의 얼굴에게 안부를 물었다

 

안에 있어도

바깥에 있는 것 같아 바깥으로 나와버릴 때마다

안쪽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집에 가자며 누군가 손을 내밀 때

거긴 숙소야, 나는 집이 없어

당신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비바람에 우산들은 뒤집히고

상인들은 내다 걸은 물건들에 비닐을 덮어주고

행인들은 뛰거나 차양 아래에 멈춰 섰다

 

처마랄 것도 없는 처마 아래에서

잠자리 두 마리가 교미를 하고 있었다

 

꼬리를 바르르 떨었지만, 고요함은 잃지 않았다

 

꼬리는 어째서 그들의 바깥이 될 수 있었을까

 

사나운 꿈은 어째서 이마를 열어젖히는가

낯선 짐승들이 한 마리씩 튀어나와 베개를 짓밟아서

꿈 바깥으로 당신은 자꾸 밀려났다

 

당신은 다시 잠이 들었다

얼굴을 벗어

창문 바깥에 어른대던 저 나뭇가지에다

걸어둔 채로

 

당신의 바깥은 이제 당신의 얼굴을 쓰고 있다

안으로 들어오겠다고 당신의 방을 밤새

부수고 있다

 

[I에게],아침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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