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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나는 잘 지내요 / 황인숙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2.12.12|조회수211 목록 댓글 0

 

 

누군가 물을 때면

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때면

왜 울컥 짜증이 날까?

왜 시를 쓰느냐고 물을 때처럼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한 선생님께서

대답을 가르쳐주셨는데 번번이 잊어버린다

 

어떤 행사장에서 마주친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그래, 어떻게 지내나?"

'내가 어떻게 지내지?' 열심히 생각하느라 쩔쩔매는데

"그냥 잘 지낸다고 하면 돼!"

급기야 그분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시면서

답을 알려주셨다

나는 달아오르는 얼굴로 "아, 네......"

몇 년 뒤 다른 행사장에서 그분을 마주쳤을 때

"예, 잘 지내요."

웃으면서 얼른 대답드리자 그분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잘 지내요

틈틈이 삽니다만......

 

 

 

[내 삶의 예쁜 종아리],문학과지성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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