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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방점 찍기 / 함민복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6.06.08|조회수53 목록 댓글 0

오자를 찾기 위한 은밀한 집중

원고지 칸 그물에 발 걸리는 눈빛

와와 시대의 오타마저 바로잡던 그해 6월의 함성소리

흙피 묻은 동학군의 따옴표로 들불처럼 번지고

문법에 어긋난 정치면 숫자 옳게 쓰며

붙어 있는 외세 글자에 띄어쓰기 표시로 숨구먼 트기

밤이 오면 저마다 삶의 교정부호 찾아

가슴속으로 라단조의 느낌표 달고 하강하기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이웃과 붙임표를 이끌어내

정(情) 삽입하기 삶의 문맥 고치기 평화와 희망의

단락 합치기 분단 조국 휴전선 탈락 부호의

그날을 위해 애국심에 방점 찍기여

틀린 것을 바로잡는 일에 몰두하다모면

마치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있는 듯한 마음에

잠시 교정지 위에 정의의 신처럼 빛살 내리고

하여 물음표 던지기

나는 얼마나 더 나를 틀려야 내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얼마나 더 우리를 맞춰야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질문의 장대비에 흠뻑 젖은 몸으로

생의 만능 교정부호 사랑 만들며 살아가기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마침표 하나 준비하기

 

 

[우울씨의 일일],문학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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