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 한 벌이 지붕 위에 놓이고
할머니의 장례는 시작되었다
흰옷은 저승을 향해 흔드는
인간의 백기
베옷 서걱이는 소리로
마중처럼 눈이 내리고
꽃상여가 만들어졌다
여덟 살 나는 사람의 몸 속에
꿈틀거리는 별 하나가 있음을 알았다
살아 있는 것들
또 다른 세계를 몸속에 품고 있어
어느 날 별이 태어난 그곳으로
꽃상여를 타고 흰 지전을 뿌리며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할머니는 산으로 간다
할머니가 간 곳이 산이 아니라는 것을
몸속의 내 별들은 알고 있었다
그때부터
어떤 행복한 순간에도 행복하지 않았다
허공 속으로 눈이 환유처럼 내리고
가뭇없이 사라지고
사람의 지붕에는
늘 흰옷이 놓여 있었다
[작가의 사랑],민음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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