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사랑

모루도서관 [윤후명]

작성자joofe|작성시간26.06.09|조회수58 목록 댓글 0

모루도서관 [윤후명]

 

 

 

 

어느 날 '모루도서관'으로 특강을 갔다

강릉의 중앙도서관이었다

들어서기 전에 나무 그늘에 앉아

'모루'가 무엇인지 생각했다

예전에 대장간에서 흔히 본

받침쇠 아니었던가

쇠를 녹여 그 위에 올려놓고 두드리던 그 누구

내 이웃 그 누구

뜨거움에 땀 뻘뻘 흘리던 그 누구에게

무엇인가 배우고 있었던가

나는 특강에서 그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니 내 삶에서 모루는 무엇이었던가

여러 농기구를 벼르기도 했다

호미, 곡괭이, 쟁기 들이 내 삶을 지나가고 있었다

전쟁과 혁명에 피 흘리며 쓰러지던

군인과 학생도 보았다

드디어 ㄱ, ㄴ, ㄷ, ㄹ, ㅁ ······의 행진 ······

나는 시인이 되었다

그 밑을 모루가 받치고 있는 것이었다

 

 

                 - 모루도서관, 문학과지성사, 2026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