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받아먹고 놀며
주에 한 번 애인 집에 놀러 간다
책에서 본 시인을 만나면
나도 시인인 척을 한다
전처럼 시께 구걸하지 않는다
아무것에도 무릎 꿇지 않는다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덟 시간을 자는 삶
굳이 화낼 것 없는 삶
적당히 비참하여
그다지 지루하지도 않은 삶
미리 죽어서 노를 젓고 있는 강물
거기서 너무 멀리 걸어왔다
순천, 배고픈 웃장 골목 국밥집에서
너무 멀리, 걸어왔다
죽음을 곁에 두고 미친 듯이 걷다보니
이렇게 이상한 낙원에 도착했다
살기 좋은 일산
호수공원, MBC, CCV......
착한 연인과 함께 알라딘에 간다
작년에 알바하던 이곳 교보문고에는
하늘 색깔 내 시집 여섯 권
모조리 파주로 되돌아가겠다
아니, 절대로 안 돌아가겠다
거기 누워 암만 뻐팅기고 있어도
너희가 어쩔 수가 없는
내 평화로운 삶이다
[햇빛 반사 유희],현대문학,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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