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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바람이 자꾸 / 허의도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6.06.16|조회수38 목록 댓글 0

애초, 애당초

떠올리지 않으려 했다

낡은 레파토리 짜집기해 악써대며 불러봐야

그 또한 흘러간 옛 노래

내질러도 돌아오지 않는 그 노래

 

바람이 목덜미를 휘감고 돈다

가슴을 파고들던 바람이

발목을 붙들어 바닥을 뒤집는다

나를 수렁으로 빠트리기 위한

거대한 음모의 뿌리둥치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야 바람의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고 쓴

폴 발레리와 오규원, 두 시인의 바람은

도대체 어디서 불어와 쌓였을까?

 

 

[누가 붙들다],북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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