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56 [김광명]
누굴까 KN0062, 태어나거나 태어나지 않을 나는
넘어지는 쪽으로 좀 더 기울어지는 마음이 있어
넝쿨을 따라 피는 것은 어딘가 콕 찍힌 방향
바닥을 딛고 서 있어도 무섭다
나뭇가지 보다 총 한 자루가 더 필요해
차가울수록 서로에게 친절한 아침
쓸모없어 아름다운 눈썹
나는 겨우 일어서지만 물들지는 못하지
꼼짝 않고 기다리는 자세로
태어날 때부터 나를 잘 모르는 척하면서
기울어진 곳에서는 더 멀리 달릴 수 있지
머리와 몸이 경쟁하며 보우타이처럼 도착하고
난 정말 겸손이 없어도 두 손을 모으고
다음에 또 세상이 오면
삐뚤삐뚤한 이름은 떼고
코드 찍힌 이마만 기억할 테야
어지러운 발자국을 세고 또 세던,
한 무더기의 엄마들이
내가 모르는 엄마를 길게 부르며 사라지고
큰길 쪽으로 엄지발가락 하나 겨우 뻗어보는
나는
-난 늘 첫사랑만 해요, 시인의 일요일,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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