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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오늘 당신 웃었으면 / 홍지호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6.06.17|조회수29 목록 댓글 0

―당신과 나의 결혼에 부쳐

 

 

복사꽃 흔들리고 있다 바람이

간지러운지 꽃잎들 흔들리면서

히히덕거리고

그걸 보면서 기도해

 

바람 거기에도 불어서 만져주어서

웃었으면 오늘 당신 웃었으면

 

바람을 닮은 노래는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에서부터 이 멜로디를

기다렸을까

 

흔들리는 나뭇잎 밑에

흔들리는 그림자 있고

 

간신히 빠져나온 나뭇잎에

크게 뚫려 있는 구멍들은

같이 살아요

 

햇살을 나눠 먹자 말하는

잎들의 궁리

동그랗게 오므린 흉터를 스치는

오래된 휘파람 소리

 

복사꽃 흩날린다

복사꽃 떨어지는 그늘 밑에

당신과 숨어 있으면

 

꽃잎 떨어지다가

그림자와 천천히 포개진다

어렴풋하게 스치던 멜로디 선명해지고

기도 소리 분명해진다

 

흔들리는 꽃잎의 노래는

열매의 영혼은

어디에서 쏟아졌는지 모르는

노을의 고향을 닮았네

 

그늘 밑에서

햇살 나눠먹으며 살자

 

노을 색을 흉내내는 열매의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며 살자

 

 

 

[참다 참다 초록을 흘리고],난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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