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방죽 안에는
왜가리떼 가득하다
길 건너, 낡은 기와집은
땅값이 오르길 기다리며 개를 키운다
기차가 방죽을 지나갈 때마다
수캐들의 아랫도리가 쫄아붙는다
침만 흘리지 않는다면
죽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파리 들끓는 개들, 축 늘어져 있다
이상하다, 쇠막대에 걸쳐 있는 개똥
방부제 범벅인
똥무더기에 곰팡이 피어오른다
뒷마당 대숲 뒤에는
洗心寺라는 절이 있다
방죽에 깔린 연꽃을 바라보며
뒤를 붙는 저 수캐는, 가마솥에
화물 열차를 닮은 척추뼈와
목탁 같은 머리통을 남기리라
갇혀 있는 게 아니라며
왜가리들이 연꽃을 차고 오른다
눈곱을 열고, 철둑 너머를 바라보는 젖은 눈
건널목,
차단기에 막힌 차마다 얖유리가 열리고
개 혓바닥 같은 얼굴이 나온다
흘레를 붙는 수캐들처럼
꽁무니 가까이 전조등이 켜진다
[풋사과의 주름살],문학과지성사,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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