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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 허의도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26.06.13|조회수19 목록 댓글 0

 시는 자유, 아무 수식어 없이 그냥 자유다 김수영 이어

령의 '불온시' 논쟁 이후 오래도록 이어진 참여/순수 격론

속 나는 길을 잃었다 시인 이상 유형의 난수표 같은 해체시

를 기웃이굿 끝내 기우뚱 좌절 태업 자진휴업 폐업을 반복

하며 시단의 그늘진 구석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버나드 쇼

의 묘비명처럼 '우물주물하다 나 이럴 줄 알았다'며 탄식하

리라 여기다 끝내 시집까지 펴낼 줄 이야 산문조 장시가 쏟

아진 것은 시인 아닌 다른 직업병의 산물 구체시 실험정신

은 퇴색, 고백서사만 나를 짓눌렀다 밤마다 실비아 플라스

의 영혼이 출몰했다 그렇다고 실비아처럼 가스오븐에 얼굴

을 처박을 수는 없는 일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이나 잡으러 떠돌아야겠다

 

                                                                 2026년 4월

                                                                          허의도

 

 

[누가 붙들다],북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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