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
강성일 시인님의 「섬」은 외로움과 기다림, 그리고 끝내 닿지 못한 그리움의 정서를 깊고도 묵직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감상된다. 시인은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섬의 형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고독과 상실의 시간을 절절하게 형상화하고 있으며,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서정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첫 연의 “누가 파도 끝 한 줄 / 수평선 허공에 저토록 / 깊은 적막 하나 걸어 두었는가”라는 구절은 시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적막을 마치 눈에 보이는 사물처럼 “걸어 두었다”라고 표현한 시적 상상력은 매우 인상적이며, 광활한 바다와 허공 속에 홀로 남겨진 존재의 고독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섬은 단순한 자연의 풍경이 아니라 외로움 그 자체의 상징으로 읽힌다.
이어 “한 생의 그리움으로 / 굳어진 바위”라는 표현에서는 세월 속에서 응고된 슬픔과 기다림이 느껴진다. 바위는 오랜 시간 견뎌온 감정의 무게이며, 그리움이 단단히 굳어버린 마음의 형상처럼 다가온다. 시인은 섬을 살아 있는 존재처럼 바라보며, 그 안에 인간의 감정을 깊숙이 투영하고 있다.
특히 “잡힐듯 말듯 밀려왔다 / 놓쳐버린 이름 하나”라는 구절은 이루지 못한 인연과 스쳐 지나간 기억의 아픔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이름조차 제대로 붙잡지 못한 채 흘려보낸 존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어 있으며, 그 상실감은 “되돌아가는 시간 앞에 삼킨 슬픔”이라는 표현 속에서 더욱 깊어진다. 말하지 못한 감정들은 끝내 마음속에 침잠하여 긴 여운으로 남는다.
시의 후반부로 갈수록 섬의 이미지는 더욱 처연해진다. “철새들조차 바람 끝에서 / 되돌아가고”라는 구절에서는 머물러 줄 존재조차 떠나버린 절대적 고독이 느껴지며, “빛을 밝힌 등대마저 / 피해가는 고깃배들”에서는 세상과 단절된 존재의 쓸쓸함이 극대화된다. 등대는 본래 길을 밝혀주는 희망의 상징이지만, 그마저 외면당하는 모습 속에서 섬은 철저히 고립된 존재로 남게 된다.
마지막 연의 “끝내 닿지 못한 마음”이라는 표현은 이 시의 핵심 정서라 할 수 있다. 결국 섬은 단순히 바다 위의 공간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 마음의 자리이며 오래도록 가슴속에 남아 있는 슬픈 기억의 형상이다. “오늘도 내 안에서 저렇게 / 슬픈 섬의 모습으로 떠 있는 것일까”라는 마지막 구절은 독자의 마음에도 깊은 파문을 남기며 긴 여운을 전한다.
강성일 시인님의 「섬」은 고독과 기다림, 그리고 이루지 못한 그리움을 서정적이고도 깊이 있는 언어로 빚어낸 작품이라 하겠다. 바다와 섬이라는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존재의 외로움을 아름답고도 애잔하게 형상화하며, 읽는 이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슬픈 울림을 전해주는 시로 감상된다.
발행인 김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