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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작성자김희남|작성시간26.06.13|조회수55 목록 댓글 19

자화상

 

                                         김희남

 

거울 속, 미간에 움푹 패인 골짜기

오랜 가뭄을 견디는 논바닥 같다

 

​대책없이 떠밀려 나간 자리

그림자 하나를 말뚝처럼 박아두고 산다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몸보다 먼저 닳아가는 마음을 끌고

닫힌 문 앞에 서곤 한다

 

​되돌아갈 수 없는 벼랑 끝

입술을 악물어 삼키는 돌멩이 같은 침묵

 

​바람이 지나간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

강물은 자신의 상처를 싸매안고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간다

 

​물빛에 비친 새 한 마리

허공에 가느다란 금을 그으면

보이지 않던 하늘이 그 틈으로 새어 나온다

저녁이 온다

보이지 않던 하늘 그 찢어진 틈새로

왈칵, 쏟아지는 눈물

 

​이제 거울 속 사내는

천천히 어둠 쪽으로 걸어간다

이상한 일이다

어둠은 끝내 자취를 지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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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참솔 김춘자 | 작성시간 26.06.14 담담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강물에 돌맹이 하나 던져봅니다

    멋지게
    잘 갈무리하시며 사시고 계십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희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4 회장님! 고맙습니다. 무더운 날씨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길~~**
  • 작성자청호 표천길 | 작성시간 26.06.14 멋진 시심 함께 즐감합니다 ^^
  • 작성자佳詠/海雲김옥자 | 작성시간 26.06.14 세월의 흔적을 두드리는 아픈 풍경을
    본다는것은 참으로 애달프기도 한거 같아요
    길을 가는것은 자신의 마음이 먼저
    앞서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거 같습니다
    귀한 시심 감상 잘하였습니다
  • 작성자유현숙 | 작성시간 26.06.14 김희남시인님
    몸보다 먼저 닳아가는 마음을 끌고 닫힌 문 앞에 서곤 한다

    멋진 시심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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