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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2 _ 노송을 위하여

작성자김희남|작성시간26.06.19|조회수49 목록 댓글 21

아버지 2  - 노송을 위하여

 

                                                   김희남

 

 

마른 솔가지 끝에 걸린 달

늙은 나무의 등걸을 타고 내리는 저 빛은

기억 속 오래전부터 품어 온 상처다

 

​달빛이 하얗게 돋아나고

그 환한 구멍 속에서 마른 손이 보인다

 

​허공을 찌르는 초록 바늘들

바람을 향해 일제히 펼쳐진 지문(指紋)

 

​수액 마른 자리에 가느다란 달빛이 고이고

등줄기를 타고 빛이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순식간에 달과 땅을 이어주는 한줄기 사다리

​비틀린 몸통은 허공에 쓴 족보(族譜)

 

​마디마디 꺾으며 견뎌 낸 세월 동안

밑바닥까지 악착같이 뻗어 내려간 기억들

번번이 푸르게 살아나 잠 속으로 들어온다

 

​잠든 내 베갯잇까지 뻗어오는 소나무의 긴 그림자

가슴속에 깊이 박힌 결코 삭지 않는 옹이

달밤, 노송은 제 몸을 깎아 달로 가는 계단을 놓는다

 

​올라설 때마다 서걱서걱 발려지는 살점들

허공에서 다시 나를 부르는 하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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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유현숙 | 작성시간 26.06.21 김희남시인님
    깊은 울림의 시심에 머물다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희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1 유 시인님! 고맙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길~~**
  • 작성자天風/임장규 | 작성시간 26.06.21 아버지 2 _ 노송을 위하여

    아버지의 노송 그 깊은 헤아림과 그 사랑을
    깊은 시심 잘 감상하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희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1 임 시인님! 고맙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 작성자佳詠/海雲김옥자 | 작성시간 26.06.21 처절하면서도 숭고한 생의 의지를 담아내신 노송의 모습...
    귀한 시심 감상 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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