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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老松)과 아버지”

작성자一竹 / 이필형|작성시간26.06.19|조회수46 목록 댓글 21

 

노송(老松)과 아버지

                                                一竹 / 이필형

 

산등성이에 홀로 선 늙은 소나무 하나,

굽어진 허리마다 바람의 세월이 켜켜이 쌓이고

거친 살죽마다 인고의 흉터가 깊게 새겨졌어도

푸른 잎새는 여전히 넉넉한 그늘을 펴고

말없이 숲의 중심이 되어 제 몸으로 하늘을 받치고 있다.

 

산새들은 그 품에 깃들어 노래를 부르고

작은 짐승들은 가지 사이를 놀이터 삼아 뛰논다.

지친 나그네가 땀을 식히는 곳

수많은 생명이 그 품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지만

노송은 한 번도 대가를 바란 적이 없다.

 

아버지는 꼭 그런 노송을 닮으셨다.

모진 세월에 어깨는 조용히 내려앉고 손등은 갈라졌어도

몰아치는 눈비와 거친 바람 홀로 막아내시며

기쁨과 평안만을 아낌없이 내어주시던 가족들의 지킴이.

묵직한 침묵은 가장 든든한 사랑의 기둥이었다.

 

노송은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을 남겨두지 않았다.

쓰러져간 한옥의 대들보 되어 또 다른 세월을 버티고

베어진 밑동마저 나그네 의자 되어 쉼을 준다.

아버지의 마지막 거친 숨소리는

자식 위해 불어오는 기도의 향기였다.

 

산등성이에 홀로 선 늙은 소나무 하나,

굽어진 허리마다 바람의 세월이 켜켜이 쌓여질때

자신을 비워 대들보 되고 의자가 되어주던 그 사랑.

아버지, 당신은 떠나셔도 영원히 시들지 않는 푸르름으로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숨으로 살아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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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청호 표천길 | 작성시간 26.06.21 구구절절 귀한 시심 마음에 담아 감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一竹 / 이필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1 넵 감사합니다^^*
    댓글 이모티콘
  • 작성자유현숙 | 작성시간 26.06.21 이필형시인님
    깊은 울림의 노송과 아버지
    잘 감상했습니다.
  • 작성자天風/임장규 | 작성시간 26.06.21 아버지의 사랑처럼 빚고 빚은
    노송의
    깊은 헤아림
    노송의 귀한 시심 잘 잘 감상 하였습니다
  • 작성자佳詠/海雲김옥자 | 작성시간 26.06.21 모진 세월속에 품어내신 아버지의 깊은 사랑에서
    노송의 시들지 않는 푸르름을 새기신
    귀한 시심 감상 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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