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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명 백일장 작품 평론입니다

작성자풍경지키미|작성시간26.06.17|조회수31 목록 댓글 1

무기명 백일장이기 때문에

누구의 작품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배움의 장인 만큼

정성을 다해서 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깡통의 울음소리

 

양철 통 두드리는 소리로

실핏 줄을 물들였던

 

척척척

 

허세의 강물들 휘저었던

비탈 진 삶의 내용들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

홀로 있는 밤은

깜깜한 허함이 엄습하는

두려움이었네

 

묻어 놓은

침묵이 내는 비밀

빈 깡통 소리

뜨거운 속앓이 흔적

 

아쉬운 청춘의 맥박

움켜 쥔 채

이제사

초록의 샘물에

자꾸만

마음의 눈물을 씻어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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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이 작품은 '깡통'을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청춘과 내면을 상징하는 존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목인 「깡통의 울음소리」는

처음에는 양철통을 두드리는 실제 소리를 떠올리게 하지만,

시를 읽고 나면 그것이 결국 화자 자신의 울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의 가장 큰 장점은

사물과 인간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데 있습니다.

 

첫머리의 "양철통 두드리는 소리로 실핏줄을 물들였던"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단순히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젊은 날의 열기와 흥분, 허세와 욕망으로 혈관까지 뜨거워졌던 시간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척척척"은 실제 타격음이면서도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몸짓처럼 들립니다.

이 짧은 의성어 하나가 시 전체의 리듬을 만들어 줍니다.

 

이후 시는 화려했던 외면과 공허한 내면을 대비시키며 진행됩니다.

허세로 세상을 휘젓고 다녔지만 정작 자신의 머릿속은 비어 있었고,

혼자 남은 밤에는 두려움과 허무가 밀려왔다는 고백은 솔직합니다.

특히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라는 표현은

깡통의 속이 빈 상태와 화자의 내면을 정확히 포개어 놓습니다.

여기서 독자는 비로소 깡통이 곧 화자 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좋은 시는 대개 감정을 직접 외치기보다 사물을 통해 보여주는데,

이 작품은 "빈 깡통 소리"라는 이미지 하나로 허세, 외로움, 상처,

후회까지 상당 부분 담아냅니다.

겉으로는 요란했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앓이가 있었다는 사실이

"묻어 놓은 침묵이 내는 비밀"이라는 표현 속에 녹아 있습니다.

이 대목은 작품 전체에서 가장 시적인 순간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화자는 청춘의 상처를 여전히 움켜쥔 채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초록의 샘물"에서 마음을 씻어내려 합니다.

성장과 치유를 향한 움직임이 느껴지는 결말입니다.

다만 여기서 약간 아쉬운 점은

앞부분의 깡통이라는 강력한 상징에 비해

"초록의 샘물", "마음의 눈물"은 다소 익숙하고 서정적인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시의 전반부가 보여준 독창성에 비해 결말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흐릅니다.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작품은 진정성이 강하고 상징이 비교적 일관되며,

무엇보다 독자가 의미를 따라가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난해한 시가 아니라 읽는 사람의 정서에 닿는 시입니다.

 

반면 언어의 긴장감과 독창성 면에서는 조금 더 밀어붙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완성도가 높고,

백일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이 작품을 내려 놓으면서 심사위원들은

"청춘의 허세와 공허를 깡통이라는 상징에 효과적으로 담아낸 작품.

다만 결말 부의 언어가 다소 익숙하여

전반부의 신선함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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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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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들꽃 장광순 | 작성시간 26.06.20 선생님 좋은 시와 해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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