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기다릴 게
또 기다릴 게
정해정
누군가의 심오한 시간
황량한 바람이 오고 가던 시장
넙죽 엎드려 글썽인다
몇 겹 주름이 지키던
외롭고 쓸쓸한 자리가
파랑 빨강으로 분주하다
십일을 견디지 못하고
썰물처럼 사라지는 군중
또 속았수다
비단결 타이 메고
칼주름 앞세워
여의도로 향하는 직업인
발걸음이 의연하다
변한 게 하나도 없다
탈색한 콘크리트 터널
외로움이 어둠 안에서
한산한 적막을 더듬는다
양은그룻 안에 사들어가는 야채
부스럭부스럭 검은 비닐사이로
열기품은 바람이 분다
웃음도 탄력도
잃어버린 눈시울이
외로움을 부른다
또 기다릴 게
외로움을 부르는 골목길
지켜보던 한숨이 내려가
굵은 매듭을 감싸고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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