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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풍경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는 나

작성자풍경지키미|작성시간26.06.10|조회수22 목록 댓글 6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는 나

 

홀로 외롭게 사시는 권행림 할머니를 우리 부부는 어머니처럼 섬겼다.

어디를 가든지 함께 가고

집에 손님이 오면 모시고 와서 음식을 나눠 먹었다.

 

인간 탈곡기 이호실이 먹을 것을 가져오면

"오는 길에 할머니도 모시고 와요"

거의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우리는 가끔 친구들과 어울려서 불갑산 밑으로 물고기를 잡으려 갔는데

"고기 잡으려 가면 나도 데려 가 줘,

내가 맛있는 어죽 끓여 주께"

그렇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분이라 함께 어울려 가서

할머니가 어죽을 끓여주곤 했는데 그 맛은 참으로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가 할머니를 잘 섬기면 섬길수록

감매에서 사는 남동생이 고맙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알 수 없는 갈등을 느끼게 했다.

나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할머니에게는 그 동안 모아 놓은 얼마의 재산이 있었는데

그걸 혹시 우리에게 물려주거나

우리가 그것을 탐을 내서 할머니를 가깝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던 모양이었다.

 

나중에 그런 갈등은 끝내 할머니를 다시 평택으로 돌아가게 했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참으로 한 집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함평에서 나비 축제와 장성에서 홍길동 축제를 하던 날이었다.

아침 일찍 부터 나는 아내와 함께 마을 노인들을 모시고

낮에는 함평 나비 축제를 갔다가 밤에는 장성 홍길동 축제를 갔다.

 

나비 축제에서는 면 단위로 음식을 장만해서

자기 면 주민에게 식사를 대접해서 점심 식사는 해결되었는데

장성에는 그런 마련이 없어서 저녁을 사 먹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어른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려고 했더니

권행림 할머니가 한사코 돈을 쓰지 마라고 하면서

자기 집에 가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자는 것이었다.

 

"일 년에 한번인데 제가 한 끼 대접하겠습니다."

누차 그렇게 말씀드렸지만 다른 노인들도 미안해 하면서

그냥 집에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할머니 말씀처럼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하고

약간 서둘러서 함평으로 돌아 왔다.

 

조그만 오두막집 손 바닥 만한 방에 다섯 명이 둘러앉으니

벽에  등을 맞대야만 가운데에 조그마한 상을 하나 놓을 수 있었다.

그런 속에서 할머니와 아내는 라면을 끓이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나에게는 질색하는 음식이 한 가지 있었는데 바로 밀가루 음식이었다.

어쩔 수 없이 라면을 한 끼라도 먹을라 치면

일주일 동안은 입맛을 잃고 굶어야만 했다.

그 정도로 밀가루 음식을 싫어했다.

 

난 누가 '떡이 맛있다'하면 믿지 않는다.

떡이 무슨 맛이 있단 말인가?

 

그래서 평생을 밥만 먹고살아 온 나에게

할머니가 라면을 끓여 주시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라면 못 먹으니 밥을 달라고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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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어깨동무ㆍ | 작성시간 26.06.11 속이 불편했습니다
    어려서 부터
  • 작성자소랑/조 경애 | 작성시간 26.06.10 입맛 식성
    맞추기 어려워요
    밀가루 너무 좋아해도 탈
    청계님처럼 싫어해도 탈
    어쩌다 한번도 어려우신가봐요?
  • 답댓글 작성자어깨동무ㆍ | 작성시간 26.06.11 떡도
    찰떡 외에는
    안 먹었어요
  • 작성자어깨동무ㆍ | 작성시간 26.06.11 그런데
    반전이 일어 났어요
  • 작성자들꽃 장광순 | 작성시간 26.06.13 들꽃은 소화가 안돼서 피하네요
    밀가루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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