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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풍경

김진수의 결혼식 날

작성자풍경지키미|작성시간26.06.19|조회수22 목록 댓글 4

진도에서 나를 따라 함평으로 이사를 온

김진수의 결혼식이 서울에서 있었다.

처음에는 30일을 목표로 단식에 들어갔던 우리는

눈앞에 다가온 김진수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부득불 한 달 여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함평에서 서울까지 4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 하는데

한 달 가까이 굶은 상태로는 운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먹는 것이라면 <인간 탈곡기>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 큰 잔치에 가서 아무 것도 안 먹고

맨 입으로 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이호실은

그런 잔치가 있는 날에는 사흘 전부터 굶었다가

당일 날 아침에는 소화제를 먹고 간다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들이 무려 한 달 동안을 굶었으니

오죽 김진수의 결혼 날을 기다렸겠는가?

 

드디어 김진수의 결혼식 날.

우리는 아침부터 부부 동반해서 서울을 향해 출발을 했다.

이호실이나 곽창원도 나보다 훨씬 좋은 차가 있었지만

"감매상, 기름 값도 비싼데 가스 차로 가유~"

그러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내 차를 타기로 했다.

"이 놈의 차를 휘발유 차로 바꿔 버리던지 해야지 원"

 

아마 그 인간들이 한사코 내 차를 사용하려는 이유가

기름 값보다 자기들 차를 가지고 가면 술을 못 먹어서 일 것이다.

평상시에도 담양이나 추월 산으로 밥을 먹으려 갈 때에는

그런 이유 때문에 언제나 내 차를 타고 다녔다.

"이 고생을 면하려면 차라리 나도 술을 배워야 하는데..."

 

그로부터 3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차도 여전히 가스 차에 다

술도 맥주 반 컵으로 온 땅 덩어리가 뱅뱅 도는 실력밖에 안 되니

그 고생을 아직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진수의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고 화려했다.

역시 개를 낳으면 진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말이 맞았다.

난 그 때 까지 그렇게 품위 있고 멋있는 결혼식은 보지를 못했다.

 

신부는 스물 두 살 먹는 아주 앳된 소녀였는데

아마 푹 패인 김진수의 볼 우물에 한 눈에 간 모양이었다.

(신부의 오빠를 통해 서로 사귀었음)

 

이름도 양선옥이었고 생긴 것도 홍선옥 못지 않게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하얀 드레스로 치장을 했으니

다른 날은 몰라도 그 날 만큼은 홍선옥과 쌍벽을 이룰 만 했다.

 

미모는 그렇다 손 치고

에티켓 면에 있어서 홍선옥의 일생일대에 씻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으니

잠시 후 우리는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을 맞닥뜨려야만 했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쩝쩝 입맛을 다시며

언제 끝나냐며 따분함을 견디지 못해서 여기 저기 서성이던 이호실이

문제의 홍선옥을 만나는 순간부터 그 날의 불행은 예고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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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소랑/조 경애 | 작성시간 26.06.19 아니 남의 행복한 결혼식에 참석해서
    어쩌다 씻을수없는 일이 생겼답니까 그 불행의 씨앗이 무엇이었는지
    엄청 궁금합니다.다음편을 기다릴께요.
  • 답댓글 작성자풍경지키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0 그러게 말입니다
  • 작성자여울 / 신현자 | 작성시간 26.06.19 가깝게 지내려고 함평까지
    이사를 갈 정도로 가까운
    김진수씨의 결혼식인데
    일생일대의 씻을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니 섬뜩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풍경지키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0 ㅎㅎㅎㅎ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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