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곽창원과 이호실 셋이서
부부 동반으로 딸기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
바닷가로 회를 먹으려 가기도 했다.
그 날도 곽창원이 계분(鷄糞) 비료를 넣는 농가 중에서
나주시 남평면에 머루 포도 농사를 짓는 분이 계신다면서
포도를 먹으려 가자고 했다.
포도라면 자다 가도 깨어나는 <포도대장> 홍선옥 여사가
"머루 포도는 너무 달아서 저는 안 갈래요"
라면서 초를 치는 바람에 이호실의 아내 고점숙도,
곽창원의 아내 김효실도
"당신들끼리 갔다 와라"
면서 TV앞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곽창원은 신 것을 잘 안 먹는 나를 위해서 특별히 한 마련인데
아내들은 의리 없이 자기들은 TV나 보겠다며 따라 나서질 않았다.
그래서 멋 대가리 없는 남정네 셋이서 남평 면을 향해서 가는데
언젠가 광주에서 전라남도 초등학교 체육대회가 있었는데
그 때 마침 나주 남평 초등학교와
광주 서방 초등학교가 붙었을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두 학교가 서로 응원을 하는데 남평 초등학교에서
"우리 남평 이겨라---!"
라고 하니 반대편의 서방 초등학교에서도 질세라 더 크게
"우리 서방 이겨라---!"
라고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런 저런 소리로 웃어가며 한참을 어두운 시골 길을 가고 있는데
뒷자리에 앉아있던 두 사람이 실내 등을 켜 놓고
뭐라고 옥신각신 우김 질을 하고 있었다.
"불 좀 꺼"
운전하는데 방해가 되어서 내가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두 사람은 여전히 불을 끄지 않고 말싸움을 계속했다
"뭐야, 왜 그래?"
그렇게 힐끗 뒤를 돌아보았더니
이게 왠 일인가?
두 사람이 고추를 내 놓고 서로 자기 고추가 더 잘 생겼다고
말싸움을 하고 있지 않는가?
가끔 남자들은 공중 목욕탕에 가서 서로의 것을 견주어 보기도 한다지만
나는 한 번도 목욕탕엘 안 가 봤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나는 순간 질색을 해서
"당장 집어 넣지 못해!"라고 소리쳤지만
능글 맞은 두 사람은 나에게 차를 멈추라고 하더니
"성님이 보고 판단을 해 주쇼.
누구 것이 더 잘생겼는지 성님이 보고 공정하게 판결을 내려 주쇼"
"그래유, 감매상 하는 말에 따라서
내가 오늘 한턱 낼테니께유~"
별일도 아닌 일에 두 사람이 목숨을 걸었다.
두 사람은 한사코 안 보겠다는 나의 귀때기를 잡아 끌어서
뒤 좌석으로 내 얼굴을 끌어갔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다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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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울 / 신현자 작성시간 26.06.21 ㅋㅋㅋ 남자들이 객기가
하늘을 찌르네요 -
답댓글 작성자풍경지키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1 저도 남자지만
남자들은 별걸 가지고 싸워요
명 판관 포청천이 나설 차례입니다 -
작성자소랑/조 경애 작성시간 26.06.22 ㅎㅎㅎ참 나
아니 미스코리아처럼 어떤 기준이 있어야
누구게 더 잘났다는 판결이 나지
도대체 고추가 어떻게 생겨야 잘 생긴거랍니까?
눈도 코도 없는데
별스러운 장난이네요
잘 생긴 고추 페스티벌도 없잖습니까. -
답댓글 작성자어깨동무ㆍ 작성시간 26.06.22 그런 일을
나에게 판결해 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