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진주
한명옥
파도가 일렁이고
썰물이 지나간 자리
햇살을 머금은
모래알들의 반짝임
조개와 게와 작은 물고기들이
저마다의 하루를 품고
분주히 오가는 바다
그 속 어디선가
진주조개 하나
가슴에 박힌 작은 상처를
말없이 품고 있었네
버리지도 못하고
밀어내지도 못한 채
긴 시간은 물결을 견디며
둥근 빛 하나 키워 갔다네
파도가 쓸려간 자리
반짝이는 모래알들 사이에서
나는
세상의 어느 빛보다 고운
뽀얀 진주 한 알을 보았네
그 빛은
아픔을 끝내 품어낸
시간의 꽃이어서 더 눈부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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