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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창작교실

앵두

작성자조현주|작성시간26.06.12|조회수81 목록 댓글 1

키가 커서 교실 뒷자리에
앉아야 했던 시절에
맨앞자리에 앉는 키작은
아이들이 부러웠다

갸름한 얼굴에
밤하늘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진, 까무잡잡한 아이와
친구가 되었다

그 아이는 앵두를 좋아해서
여름이면 우리집에 자주 왔다

작은 연못가의 나지막한
앵두나무는 환하게 웃는
아이에게 늘어트린 가지를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앵두를 한웅큼씩 따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에 털어 넣어
오물거리다 씨를 밷어내던
그 모습이 그리워진다

그때부터였을까
내 친구들은 키가 작다
납작한 가슴도, 짧은 손가락과
야무진 입술도 좋아 보였다

나는 큰가슴을 무명천으로
동여매고, 긴 손가락을 오므리고
두툼한 윗입술을 치아로 반쯤은
깨물고 다녔다

가을이 오면
마당에 석류나무가 있는
그 조그만 친구집에 놀러 가
알알이 박힌 석류를 빼 먹곤 했다

이층집이라서 더 좋았다
계단을 올라가다가 석류를 따서 감싸들고, 수류탄을 던지는
시늉을 하며 깔깔거렸다

빨강의 시절은 끝나고
잘 익은 검정 포도송이의
계절을 살고 있는 노년,
지금이 딱 좋은 시절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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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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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마이(유병택) | 작성시간 26.06.13 지금이 딱 좋은 시절....
    공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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