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앵두나무
한명옥
앵두는 상콤 달콤 다산의 여왕
맹글맹글 수많은 빨간 눈들은
각자의 사연을 담고 있다
그들은 고향집 뒤뜰에서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
때를 기다리는듯하다
번식의 의지가 강해서일까?
씨알은 과즙보다 더 크고 딴딴하다
한 움큼 톡톡 터지는
상콤 달콤한 과즙이
입안에 가득 오물오물
후드둑 뱉어내면 흩뿌려진
씨알들은 동네 여기저기
날아가 자릴 잡는다
수없이 많은
빨간 눈들은 재잘재잘
재미난 듯
또 수다를 늘어놓는다
알맹이 없는 수다 같지만
왠지 모르게 알맹이가 딴딴한
꽤 진지한 수다인 것도 같다
그렇게 또 나름의
사연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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