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효
시골 길가에 서 있던 나는
소낙비가 오려나 하는
기대를 품었네
하지만 구름은 흐릿 하게
떠 있다가
여우비 그대의 흔적이
길 되어
들쥐와 춤추는 발걸음
밤이슬 머금은 들 꽃숲속 웃음
그 빛속에 숨 쉬는 여우비
그 순간 풀밭 사이로 은빛
발 끝이 스쳤다
여우 비가 조용히 내려와
땅을 적시고
하늘을 잠시 비추며
내마음에도 작은
소낙비 대신 짧지만
따뜻한 여우비가 지나 간 뒤
시골은 다시 고요 한 숨을
쉬었다
한줄기 빛 , 한 방울 비
한 숨결 여우비
여름의 비밀을 품은 여우비
빛속을 걷는 그순간을
영원히 기억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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