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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청송 칼럼<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사

작성자윤덕명|작성시간26.06.20|조회수42 목록 댓글 0

214. 청송 칼럼<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사

 

                  청송/윤 덕 명

 

21세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식 정보의 평준화라는 사실이다. AI의 역할이 지대하여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가령 대학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면 그것에 대한 해답을 대동소이하게 혹은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리포트가 제출되어 제점자가 곤혹을 치루기도 한다. 지식보다 지혜가 더욱 중요하고, 정보보다는 인간의 축적된 내공(內供)이 막중하다. 시스템이나 메카니즘이 인간의 본질을 앞설 수는 없다. 인간내면의 인간미와 절대 선(善)을 지향하는 본심과 양심이 제 자리를 지키지 아니하면 인간의 삶은 순식간에 망가져 파멸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유래를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재론해 본다. 변방에 사는 한 노인이 기르는 말이 도망가고 준마(駿馬)을 데리고 돌아왔는데, 그 아들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었고 그로 말미암아 징병(徵兵)을 면하여, 다른 사람처럼 전사(戰死)하지 않고 살아났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인생사에 있어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우리네 인생살이가 이렇듯 너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교훈이기도 하다. 살아보면 인생은 넓고 단단한 대로를 걷는 일보다는 좁고 울퉁불퉁한 협소한 길을 걸어가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늘 보이지 않는 균열 위를 걷기도 한다. 여기 저기에 포진해 있는 지뢰밭을 예의주시하면서 하루가 무사히 지나감이 기적이라고 생각해 본다.

 

직장에서는 내일의 구조조정을 모르고, 사업가는 다음 달의 부도를 모르며,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알지 못한다. 인생살이 가운데 사랑도 우정도 건강도 재산도 영원할 것 같지만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모두 저마다의 살얼음판을 걷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한 직장에서 도중하차 하지 않고 정년은퇴 한다는 것은 행운이다. 필자도 이 삼십 대까지 두 곳의 직장을 거처서 사십대 초반에 대학의 강단에 들어서 만 65세에 명예롭게 퇴임을 했다. 그야말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혼자만이 소화해야할 일도 많았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란 말을 가슴에 아로새기면서 여든의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아무리 백세 시대라고해도 칠십대와 팔십대의 갈림길은 현저한 차이가 있음이 분명하다. 이제는 모든 것을 채우는 때가 아니고 하나하나 비워가야 할 때인 것 같다. 누구나 걷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수순을 밟아가는 것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아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삶으로 살아가면 모난 돌이 정을 맞지 않고도 시나브로 조약돌이 될 것으로 믿는다. 세상사가 내 뜻대로 된다면야 불행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타고난 팔자와 능력은 아무도 대신할 수 없어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만 한다. 하늘이 내가 부여해 주신 무량한 사랑과 은총에 감사하면서 지금 여기(now and here) 즉 현재라는 선물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20260620(토)관악산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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