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33. 일출과 일몰의 바닷가
청송/윤 덕 명
태어나고 보니 심심산골의 농촌마을이었다.
초중고 졸업 때까지 한 번도 못 본 바다를
진학의 꿈! 품은 그해 말 십이월 달에서야
부산, 범냇골의 야산 기슭에서 바라보았다.
약관(弱冠) 초입에 들어서서 가출하였었고
가문의 33대 종손인 나의 철부지한 모험은
온 집안을 떠들썩하게 만들게 되었다는 건
나도 모를 뭔가에 이끌려간 반항(反抗)이다.
조상대대로 이어온 가풍도 모르는 미숙아가
교사되길 바라 삿갓배미 전답도 팔았는데도
그 후 선친(先親)은 술타령으로 세월 보내고
오십 구세로 이승을 적을 떠나 새가 되었다.
지금도 밤마다 가끔 꿈속에 나타나는 용안엔
초등학교 교사는 못 되었지만 대학의 교수된
날 미소 띤 얼굴로 바라보고 계시고 있을지는
나도 모르지만 모두가 당신의 뜻이라 여긴다.
가출할 때 못 본 해운대의 아침바다 윤슬이
여든의 문턱에서 서해바다 일몰의 윤슬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은 가출과 출가란 그 의미
가슴에 아로새겨보기 때문일 것이라 믿는다.
20260623(화)관악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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