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토리 1
하루를 바재다가 너 보러왔다
삣낙질 가을볕이 어떻게 부서져
촉석루를 붉게 물들이고 자물리는지
무쇠구두처럼 산다는 것이
술막길처럼 그리 만만치 않지만
구름 지나가면 어느새 맑아질 것을
달그리매로 유등에 담근 술이
봉그슴하게 참 맛있구나
한 잔에 강물을 다 마셔버리겠다고
다모토리 2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은 창랑이 되고
하루의 노동이 씻기는 붉살의 저녁
불소주 백비탕을 다모토리로
묵은 감정이 널펀히 녹아내리고
짠내음 가득한 무위도 언덕 너머
이쪽저쪽 열기도 이제 곧 식을 테지
거뭇발어둠에 익숙해질 무렵
맑은 술 기운에 하루가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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