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미역국 좀 먹어본 사람은 불꽃을 줄인다
아욱은 끓이면 누랬다 해쑥은 소다를 넣고 삶았다
나는 잎 넓히기 전 모가지 비틀린 채소와 같았다
암시랑토 않당게 누가 알기나 허간디
아랫배가 평온해 눈두덩은 좀체 가라앉지 않았다
미역이 타닥거리며 냄비 바닥에 눌어붙도록
더 불렸더라면
참기름에 볶았더라면
자전거를 일찍 배웠다
손 뗀다 말만 없었더라면 거침없이 내달렸을 텐데
마구 흔들렸다
몇 번을 쓰러져 보고서야 넘어지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끓이면 파래지는 해초
뭉근한 맛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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