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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조명희 시인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4.04.02|조회수31 목록 댓글 0

미역국

 

 

미역국 좀 먹어본 사람은 불꽃을 줄인다

아욱은 끓이면 누랬다 해쑥은 소다를 넣고 삶았다

나는 잎 넓히기 전 모가지 비틀린 채소와 같았다

 

암시랑토 않당게 누가 알기나 허간디

아랫배가 평온해 눈두덩은 좀체 가라앉지 않았다

미역이 타닥거리며 냄비 바닥에 눌어붙도록

더 불렸더라면

참기름에 볶았더라면

자전거를 일찍 배웠다

손 뗀다 말만 없었더라면 거침없이 내달렸을 텐데

마구 흔들렸다

몇 번을 쓰러져 보고서야 넘어지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끓이면 파래지는 해초

뭉근한 맛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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