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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김정식/낭송 남상구

작성자김정식|작성시간26.06.07|조회수11 목록 댓글 0

지팡이/김정식


구부러진 허리 속에
나이를 옮긴다
팔을 저으며 걷는 보폭은
몰아쉬는 숨소리마다 다르다
껌뻑이는 형광등 아래 풀풀 날아오르는 실밥
감치고 공그르다 졸음에 겨운 미싱
실패 풀어 박음질하고
해진 골무 끼고 솔기 맞추며
굽어진 등 따라 삶의 능선 한 올 한 올 이어 온 지난날,
좁은 골목길 돌아나와
언덕길 오가며
바람에 흐려진 시선은 한두 번 멀리 두었지만
검버섯처럼 번지는 어둠의 언덕에 집을 지을 때
걸어온 길과 가야 할 길 재어 보고
구겨진 길 펴
실을 꿰듯 조금씩 마름질해 가며
땅을 가볍게 두드린다
설광 雪光 위에 쌓이는 숨을 몰아쉬며
둘이서 걷는다
공원 벤치 느티나무 아래
흩어지는 설해목의 그림자,
느릿한 호수 물결 위
차오르는 입김이 눈가에 내린다


ㅡㅡㅡㅡㅡㅡㅡㅡ
김정식 시인
2020년 월간《우리詩》신인상으로 등단
제 20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다수 수상
시집 『먼 산』(2025)이 있음.

*시 낭송 및 영상 제작(2020) 남상구 5학년 담임선생님
https://youtu.be/P8jPSHgBWfE?si=A8bFNRU6f1Stg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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