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감포 앞바다를 끌고 해수탕 안으로 들어갔다
민머리를 한 여인들이 넷이나 보인다
이들도 다 암 투병 중이란 말인가?
물안개 속에서 소우주들이 둥글게 피었다
그들이 도란거리는 말소리에 귀를 열고 보니
가까운 사찰에서 몸 수행을 나오신 비구니 스님들이다
구석에서 무덤처럼 웅크린 딸을 보다
그만 스님들의 몸문 身門까지 훔쳐보고 말았다
누가 잘못 날려 보낸 화살이기에
여자에게서 여자를 빗나가게 했을까
막다른 길목에서 길은 서로 달라도
끝없는 아픔과 번민 끝에 만난 운명의 꼭짓점이었다
딸이 두 번씩 여자의 껍질을 벗을 때,
어미는 하늘 한복판에 신선한 제단을 세우고
부처를, 부처가 짊어진 바랑까지도 올려세웠다
더 높은 곳으로, 더욱더 영험한 곳으로
자식이 서 있는 벼랑 끝은
부다가야* 보다 간절한 기도처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금물에 상처가 절여지고
여자와 빗나간 여자가 절여지고
어미라는 이름도 딸의 등 뒤에서 수억 번쯤 절여졌다
신의 부름을 받은 자나, 病의 부름을 받은 자나
잠시 잠깐, 해수탕 안에서는
그 몸이 다 그 몸이다
몇십 년 산중에서 도를 닦은 스님이
내 딸인 것도 같고
여자의 껍질을 벗은 삼십 대 딸이
깊은 산중에서 도를 닦다 내려온
비구니 스님인 것도 같고
*부다가야-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곳
25년 2월호 월간 웹진 〈님 nim 〉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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