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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수 시집 『오래 걸어온 길 위에서』(시산맥사) 대표시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6.06.22|조회수13 목록 댓글 0

오래 걸어온 길 위에서

 

 

 

긴 세월

발길 머물던 그 길 위에

 

꽃잎처럼 흩어진 시간들이

저마다의 빛으로 피어난다.

 

비에 젖던 날도 있었고

햇살에 기대어 울던 날도 있었다.

 

청춘의 땀방울과

가슴에 묻어둔 사랑과 이별.

 

모든 무게가

짐 아닌 힘이 되어

굽은 어깨를 감싼다.

 

오늘도 나는

하루 속으로 걸어 나간다.

 

남은 날의 햇살 아래

희망과 용기를 심고

 

바람 스치며

심장을 두드린다.

 

온기 어린 기억들이 길동무 되어

나는 다시 내 삶의 길을 연다.

 

오래 걸어온 이 길 위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

 

감사란

멀리 있는 말이 아니라

지금 여기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톳길에서

 

 

 

 

안산 무궁화 숲길 따라

황톳길이 스르륵 펼쳐진다.

 

부드러운 흙 위에,

생명의 온기.

맨발로 디디니

촉촉한 흙 내음 속에서

온몸이 천천히 깨어난다.

 

푸른 소나무 그늘 아래,

황톳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어머니 품 같은 흙길을

맨발로 거닐면,

발바닥 전해지는 기운,

조용히 미소로 번진다.

 

햇살 가득한 이 순간,

세상 시름 잠시 내려놓고,

 

황톳길은 말없는 치유가 되어,

발끝에서 스미는 생기,

다시 몸을 일으킨다.

 

나는,

새로운 하루를

천천히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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