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틀니
귀를 시작으로
눈과 입도 지운 낡은 주름
더 이상 내어줄 것이 없다
가난한 초사흘 달 테두리만 남은 듯
목련 나무 아래 햇볕을 쬐고 있다
평생 스스로 알아서 해결했다
떨어지는 목련 꽃잎을 받아 틀니를 만든다
꽃잎이 떨어질 땐 어떤 소리가 날까
그물을 깁는 어부처럼 허공에 손을 흔드시고 가끔
어릴 적 집안 어른 이름을 불렀다
의사는 어머니 일생을 섬망 증상이라 일축했다
온몸으로 빛났다
반쯤 눈 감은 여린 꽃을 만나
서툴게 몸을 맞췄다
닮은 지문을 갖다 대자
숨 고르던 경계가 환해지고
오래 설렜다
소요를 닫은 꽃잎이 평상 가득 쌓이고
문득 찾아든 적막
그리고 저, 저, 눈부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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