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월간문학> 등단작품 / 김효운 시인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2.06.03|조회수169 목록 댓글 0

목련 틀니 

 


          
귀를 시작으로 
눈과 입도 지운 낡은 주름 
더 이상 내어줄 것이 없다 
가난한 초사흘 달 테두리만 남은 듯 
목련 나무 아래 햇볕을 쬐고 있다 

평생 스스로 알아서 해결했다 
떨어지는 목련 꽃잎을 받아 틀니를 만든다 

꽃잎이 떨어질 땐 어떤 소리가 날까 

그물을 깁는 어부처럼 허공에 손을 흔드시고 가끔 
어릴 적 집안 어른 이름을 불렀다 
의사는 어머니 일생을 섬망 증상이라 일축했다 

온몸으로 빛났다 
반쯤 눈 감은 여린 꽃을 만나 
서툴게 몸을 맞췄다 
닮은 지문을 갖다 대자 
숨 고르던 경계가 환해지고 
오래 설렜다 
소요를 닫은 꽃잎이 평상 가득 쌓이고 

문득 찾아든 적막 
그리고 저, 저, 눈부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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