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린 시집 <데칼코마니>추천글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2.12.08|조회수26 목록 댓글 0

이린 시인의 은유에 담긴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나비는 찢겨진 야생의 날개를 꿰맨다/ 상처에 빛을 덧대고” “오지에서/ 산들바람을 몰고 온다/ 나비는 때로 낡은 배낭을 비선형적 무늬로 바꾼다”(「나비 아우라」)이린 시인의 매력이다.

『데칼코마니』의 시인은 기교적 은유에 그치지 않고 은유의 의미를 음미하게 한다. 시인의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를 기교로써 쓰지 않고, 정신으로 쓰고 있다. 이런 경우 형식은 정신에 지배된다. 기교는 자유롭게 변용되고, 기교가 기교로서 살아 움직인다.

플라톤은 사제를 흉내 내는 시인들을 비판하였지만, 이린 시인은 신의 음성을 맹목적으로 모방하거나 음사하는 방언자가 아니다. 이린 시인은 자신의 발화 내용을 냉철히 인식하고 있다. 『시와사상』 출신 시인들이 대체로 은유의 사고에 능한데 이린 시인 역시 그런 혈맥을 잇고 있다.

감성적 지각의 상상력과 상이한 범주계를 연합하는 사유의 연금술을 보여주는 시인은 구상적 이미지와 추상적 관념의 사유가 융합된 시문들을 제2시집 『데칼코마니』에서 자유로이 구사한다. 나름의 한 반열을 확립한 것 같다. (변의수 시인·예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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